물끄러미 바라보다 문득 뚫어질까 걱정했어 눈을 감는 순간도 아까워서 잠을 안 자니까 흐릿해져 가는걸
너 충혈된 두 눈이 초점을 잃어가도 보고 싶어 널 보고 싶어 난 더 보고 싶어 너와 보고 있던 게 까만 미래였어도 보고 싶어 널 보고 싶어
멀쩡한 게 아니라 그동안 많이 참아왔던 거야 눈이 시뻘게질 만큼 너를 사랑했던 거야 그때 너는 내게 정말 전부였던 거야 눈싸움 같은 사랑은 내겐 평화였던 거야 인공 눈물을 부어 너의 동정을 얻어내려 노력했지 너의 색안경을 걷어내려 너의 눈에 뻔한 나는 내가 만든 거고 뻔해져 버린 나는 결국 너가 만든 거야 처음엔 너에게 눈이 멀었고 지금은 눈이 멀었지 너무 컸던 너는 멀리 보면 작은 점이었지 건조해진 관계엔 눈물이 절실했고 너는 그걸 어리광이라고 표현하곤 했어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어내야 될 차례 넌 내가 슬퍼도 행복할 테니 내 빛바랬던 추억들에 멀어버린 눈을 다시 살려 한여름 밤의 추억처럼 내게 다가왔던 너 충혈된 두 눈이 초점을 잃어가도 보고 싶어 널 보고 싶어 난 더 보고 싶어 너와 보고 있던 게 까만 미래였어도 보고 싶어 널 보고 싶어